세계 미술계 주목 차세대 한국 작가는?

세계 미술계가 관심 갖는 차세대 한국작가는 누구일까?
갤러리현대 강남점에서는 이 같은 화두로 5명의 작가를 선정해 그룹전을 열고 있다.
제목은 '세상만큼 작은, 나만큼 큰 (As Small as a World and Large as Alone)'.
기술의 발달로 손바닥만큼 작아진 세상을 자유롭게 누비며 작업하는 이들을 일컫는 제목인 동시에 그 만큼 커진 인간의 관계 변화를 짚어보는 자리이기도 하다.

커플 작업가인 '김나영&그레고리 마스'는 2004년 프랑스에서부터 유랑을 시작해 공동작업을 해오고 있다.
이들은 유럽과 아시아의 이질적 환경과 문화를 접하며 얻은 이야기들을 작품에 녹아낸다.
여행 중의 일상을 담기도 하지만 소설과 영화 속 장면을 유머러스하게 각색하기도 하고, 주변의 흔한 물건들이나 싸구려 문화, 혹은 다른 작가의 작업까지도 재해색해 작품으로 선보인다.
전시작 'Relationships do not exist(관계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여러 나라를 여행하며 구입한 손가락 크기의 소형 플라스틱 인물상을 팔, 다리, 몸통으로 나눈 다음 재조합하고 색을 입혀 전혀 다른 관계를 만들어 낸 작품이다. 어색한 비율을 갖게 된 인물상들은 쌍을 이루고 있지만, 결코 하나의 관계로 엮일 수 없는 현실을 뜻한다.

물과 바람에 녹아 없어질 비누를 소재로 택해 '비누 조각가'라 불리는 신미경은 런던과 서울을 오가며 활동 중이다.
그는 "가까이에서 미처 보지 못했던 '한국적인 것'에서 한발 떨어져 중간자의 입장에서 느낀 것을 시각예술로써 전달하는 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라 생각한다.
16세기 이후 유럽과 미국에 수출하기 위해 특별히 제작된 중국도자기를 비누로 '진짜처럼' 만드는 '트랜스레이션(Translation)' 시리즈는 다른 문화(남의 문화)를 해석하는 과정에서 비롯된 엉뚱한 오해를 풍자하는 작품이다. 비누라는 소재는 후각ㆍ시각ㆍ촉각을 자극하는 동시에 매일 접하는 일상성, 사라져 버리는 비지속성을 대변한다.

미디어아티스트 박제성은 축구 경기 장면에서 공을 삭제했을 때 벌어지는 우스꽝스러운 선수들의 몸짓, 작품이 사라진 미술관의 빈 벽을 바라보며 심각하게 토론하는 관객들처럼 당연한 상황을 살짝 비틀어 낯설게 바라보게끔 만든다.

신예 여성작가 김민애는 전시공간인 갤러리현대 강남점의 지하 1층과 일상적 물품들을 연결해 예상치 못한 뜻밖의 상황을 연출했다. 건물과 공간을 먼저 선택해 '맞춤형'작업을 선보이는 이 작가는 자아와 외부의 충돌에서 생겨나는 당혹감과 자기 모순을 작품에 담아 낸다. 한국 고대설화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차용해 추상회화로 펼쳐가는 강임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들 5명에게서는 익숙한 것을 뒤집어 보게 하는 '객관화 과정'이 공통적으로 드러난다.
여러 나라를 누비며 획득한 객관성으로 선입견에 구애받지 않고 새로운 시각을 제시한 것.
작가들의 개성이 담긴 60여 점의 작품들이 전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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