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모색 2000 - 새로운 세기를 향하여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9월 1일부터 11월 5일까지 『젊은 모색 2000 - 새로운 세기를 향하여』展을 개최한다. 국립현대미술관이 격년제로 마련하는 『젊은모색』전은 국내·외에 거주하는 40세 미만의 한국인 청년작가들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1981년 청년작가전으로 시작된 『젊은모색』전은 미국의 휘트니 비엔날레와 유사한 성격으로 참신성과 실험성이 돋보이는 유망한 작가들을 발굴·선정하여 자국내 미술의 현재를 가늠해 보고 미래를 전망하는 전시이다. 지금까지 『젊은모색』전이 배출한 작가들로는 김호석·문봉선·육근병· 이불·구본창·서도호·최정화·조덕현 등으로 현재 활발하게 활동중 인 한국현대미술의 중견작가들 중 상당수가 포함되어 있으며, 동 전시회는 한국현대미술의 발전에 지대한 공헌을 해왔다. 올해로 11회를 맞이하는 『젊은모색』전 작가 선정은 국립현대미술관에 소장된 작품이 없으며, 국립현대미술관이 기획한 전시회에 참여한 경력이 없고, 작품성과 독창성을 추구하는 작가라는 작가 선정기준에 따라 총 16명의 작가를 선정하였다. 권혁·김나영·김상길·김주현·김홍석·문경원·박경주·양주방 (양석윤·주인숙)·유승호·유근택·이기영·이재효·장혜연·정서영·정수진 등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회는 21세기를 맞이하여 한국현대미술의 독창적이고 다양한 양상을 보여줌으로써 한국미술의 세계미술로의 가능성을 모색하고, 향후 한국현대미술의 한 단면을 제시해 줄 것이다. 특히 이번 『젊은 모색』전은 처음으로 국내거주 작가뿐만 아니라 해외에서 작업중인 김나영·박경주·양주방(양석윤·주인숙)·장혜연을 참여작가에 포함시킴으로써 세계무대에서의 한국청년작가들의 활동영역과 내용을 점검해 보고자 하였다. 『젊은모색』전은 참여작가들에 대한 평가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국립현대미술관의 작가발굴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지원방향을 모색함과 동시에 국립현대미술관의 작가선정과 기획력에 대한 평가로 이어지는 전시회가 될 것이다. 이 전시회와 관련하여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와 3시 30분에는 개별 작가의 전시 코너에서 작가가 직접 관람객에게 자신의 작품과 작업방식 등을 설명하는 “작가와의 대화시간”이 마련될 예정이다. 미래의 한국현대미술을 이끌어갈 유망작가들로 구성된 이번 전시회는 실험성과 독창성이 엿보이는 수준 높은 작품을 선보임으로써 한국현대미술의 미래를 전망해보는 계기를 제공할 것이다. 
 박영란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 via http://www.moca.go.kr/notice/n46/46_c.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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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현대미술관서 '젊은모색 2000…' 전

중앙일보 2000.09.05  조현욱 기자

김홍석의 '사랑에 관한 세가지 의문' 은 지구인.외계인.관찰자의 세가지 관점에서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작가는 서사구조에 대한 조정자 역할을 하면서 이것이 예술가의 역할이라고 주장한다. 거대한 눈이 전시실 정면에서 관객을 마주보고 있다. 디지털 3차원 애니메이션으로 처리된 눈은 율동적으로 떴다 감았다 하면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주시한다. 주의해서 보면 이 눈이 외부세계가 아니라 작가 자신의 내면을 바라보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 동공 속에 작가의 다른 작품들이 비쳐있기 때문이다. 찰칵 찰칵 움직이는 눈. 동공에 비친 작품을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창조하면서 스스로의 내면을 들여다보고 있는 예술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지난 1일 개막한 제11회 '젊은모색 2000 - 새로운 세기를 향하여' 에 출품된 주인숙의 컴퓨터 그래픽 작품 '눈' 이다.

11월 5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는 권혁. 김상길. 김주현. 김홍석. 문경원. 양석윤. 주인숙. 유승호. 유근택. 이기영. 이재효. 정서영. 정수진씨 등 16명이 참가했다. 김나영. 박경주. 장혜연씨 등 해외에서 거주.활동하는 작가도 포함시킨 것이 올해의 특징이다. 젊은 모색전은 국립현대미술관이 참신성과 실험성이 돋보이는 유망작가를 발굴하기 위해 1981년부터 격년제로 열고 있는 기획전. 현대미술관이 기획한 전시회에 참여한 경력이 없고, 작품성과 독창성을 추구하는 40세 미만 작가를 선정한다. 그동안 김호석. 육근병. 이불. 최정화. 조덕현 씨 등을 배출했다. 이번 전시는 회화.조각.설치.영상 등을 망라해 선정한 작가들을 통해 21세기 한국 미술의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기회다.

박경주의 '독일의 기억' 은 60~70년대에 독일 광부로 이민간 한국인들을 다룬다. 독일산 석탄을 바닥에 깔고 파독 광부 개개인의 이름과 고향을 등지던 날짜를 새겼다. 모니터에는 작가의 유학생활 중 만난 파독광부들의 인터뷰가 등장한다. 관객은 이들의 향수가 이상향에 대한 기다림임을 읽어가게 된다. 장혜연의 '물을 떠나서' 는 인간의 본성에 대한 성찰을 유도한다. 신생아들의 회귀본능을 형상화한 이 작품은 비닐 봉지 안에서 출산의 과정이 역행되는 장면을 끊임없이 투사시킨다. 옆방으로 이동한 관객은 압박붕대와 전구의 빛으로 연출한 어머니의 자궁으로 여행하게 된다. 가장 완전하고 안락한 공간-자궁의 경험. 작가는 우리의 삶이 본연의 상태를 벗어난 짧은 여행이라고 말하고 있다.김홍석은 현대미술의 역할에 대한 자신의 성찰을 '사랑에 대한 세가지 의문' 을 통해 풀어놓는다. 지구인의 사랑과 외계인의 사랑에 대한 이야기다. 주인공들의 사랑이야기를 지켜보는 이가 있고, 주인공들이 지어낸 이야기가 있다. 또, 지구인의 관점에서 본 외계인의 사랑을, 자신의 관점으로 재해석한 외계인도 존재한다. 작가는 관객에게 오해와 추측을 불러일으키며 이처럼 복잡하게 얽힌 관계를 조절하는 능력자로 등장한다. 김홍석은 이러한 조정자의 역할이야말로 진정한 예술가의 몫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정수진은 만화책의 주인공들을 자신만의 '뇌해' (뇌의 바다)에 펼쳐놓는다. 술마시는 여자(작가)를 째려보는 오징어 한마리, 끊임없이 연상되는 상념을 암시하는 양파, 인간의 뇌를 닮은 호두 한 알 등은 모두 독립된 자유의지를 가진 존재다. 개체의 자율이 보장되는 조화로운 이상향에 대한 꿈이다.

강승완 학예연구관은 이번 전시 참가작가들에 대해 "중심의 개념이 해체되었을 뿐만 아니라, 장르에 구애받지 않고 다양한 실험을 꾀하고 있다는 게 특징" 이라면서 "미술과 일상의 거리를 좁힘으로써 미술의 영역을 확장시키고, 정치.사회.개인적인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는 흐름을 볼 수 있다" 고 말했다. 매주 토요일 오후 2시와 3시30분에는 작가가 자신의 전시코너에서 관람객에게 작품과 작업방식을 설명하는 '작가와의 대화시간' 등이 마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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