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 Log: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 파라노이아 파라다이스




 2004년부터 공동작업을 해 온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Gregory Maass). 

난 20년간 예술가로서 그들의 행보를 살펴볼 수 있는 전시가 아뜰리에 에르메스에서 마련된다. 

<파라노이아 파라다이스(Paranoia Paradise)>는 그간 전방위적으로 펼쳐졌기에 오히려 어렵다고 느껴지기도 했던 이들의 작품세계를 더 세심히 들여다볼 수 있도록 구성되었다. 

조각이나 회화 작업부터 대규모 공공 설치까지, 프로젝트형 갤러리를 운영하거나 전시를 기획하고 

출판, 커뮤니티 워크숍을 진행하는 등 다양한 행보를 이어왔던 그들은 이번 전시에서 신작

60여 점을 선보인다.


한국에서 미술을 전공한 여성과 독일 남성이 프랑스 파리의 에꼴 데 보자르

(Ecole des Beaux-Arts)에서 교차하며 시작되었던 그들의 만남은 곧 문화적

다양성으로 이어지며 지금의 작업을 만들어 왔다. 과거와 현재가, 동양과 서양

이, 상투적인 것과 고급 예술이 교차하며 만들어 내는 특징은 문화적 합종연횡

의 결과를 보여준다. 또한 시공간적으로 출처가 먼 것을 조합하여 부조화를 조

장하거나 때로 희화화를 통해 불경함을 초래하는 행위는 흥미와 함께 불편함이

라는 양가적 감정을 불러일으키며 혼종과 그로테스크의 세계로 우리를 이끈다.

작가들은 여기저기서 수집한 사물과 아이디어를 일부 떼어 와 재조립해 만

드는 기이한 작업 방식을 ‘프랑켄슈타인화(Frankensteining)’와 유사한 것으

로 설명한다. 공원에 버려진 헬로키티 조형물을 주워 와 부활시킨 <반야 키티

(Kitty Enlightenment)> 또는 번아웃과 도자기의 연소 과정을 연관시키며 담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

파라노이아 파라다이스

배꽁초나 팩맨(PacMan), 니콜라스 케이지(Nicolas Cage)의 얼굴 등을 병치

한 <작업실에서의 힘든 하루(A rough day at the workshop)>(2022)로 완

성한 것이 그 맥락이다. 다양한 재가공의 방식을 통해 문화적 대상을 새로운 문

맥 속에 삽입하고, 이를 통해 저자성과 독창성의 개념을 깊이 있게 재검토하는

김 & 마스. ‘포스트프로덕션(post production)’의 맥락으로도 이해되는 그들

의 작품을 살펴볼 수 있는 전시는 2025년 2월 2일까지. 

퍼블릭 아트 Public Art, 2024년 12월호

https://m.artinpost.co.kr/product/contents.html?product_no=5163&cate_no=29&display_group=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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