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동구 초량동 망양로 일대 오픈스페이스 배 프로젝트 완료
꽃·풍선 벽화, 곳곳에 조형물… 26곳엔 사운드 포인트 표시
"도시재생 중요한 대안 부상"
2010-05-02
부산 동구 초량동 산복도로 망양로 일대. 부산항을 내려다보고 있는 부산의 대표적인 산복도로이다. 가파른 옹벽과 계단, 다닥다닥 붙은 재래식 주택, 좁고 구불구불한 도로는 삭막한 산복도로의 전형적인 풍경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곳곳에 예술의 꽃이 피어있다. 초량화신아파트 옆에 있는 25도 경사의 가파른 계단. 꽃그림이 예쁘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려가다가 위를 다시 올려다보면 하늘로 풍선이 두둥실 떠가는 그림이 나타난다. 101개나 되는 계단에 일일이 작업한 심점환 작가의 작품이다. 바로 옆 마마맨션 진입로에는 2층짜리 윈도우갤러리가 있다. 경비초소로 사용되던 건물을 개조했다. 4~5㎡ 남짓 좁은 공간에 변대용 작가의 조형물 '두루미-갈증이 나다'가 전시되고 있다. 의인화된 두루미가 버려진 폐트병과 고무통 사이를 걷고 있는 모습이다. 갤러리는 오후 6시부터 밤 11시30분까지 자동센서로 불을 밝혀 산복도로를 환히 비춘다. 주민 박해근(72) 씨는 "마을 어귀를 이리 꾸며놓으니 참 좋다"며 입가에 미소가 번졌다.
부산의 대표적인 대안공간 가운데 한 곳인 오픈 스페이스 배의 '산복도로 1번지-도시에는 골목길이 있다' 프로젝트가 완료됐다. 지난해 10월 부산시 공모사업에 뽑혀 작업을 시작한지 7개월 만이다. 이 사업은 동구 초량동과 수정동의 망양로 일대에 벽화 조각 등 예술작품을 심어 산복도로를 아름다운 삶의 공간으로 승화시키는 공공미술프로젝트. 총 2억 원이 투입됐으며 전업작가와 미대(부산대 동의대) 학생을 포함해 작가만 40여 명이 동원됐다. 일본의 가와사키 요시히로 도쿄예술대학 교수(사운드 예술)와 독일의 그레고리 마스(조형)처럼 외국 작가도 참여했다.
과연 망양로 1.5㎞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부산컴퓨터과학고 음악관과 미술관, 스카이빌라 물탱크에는 청년들이 건물 사이를 뛰어다닌다. 구현주 작가의 야마카시 그래피티이다. 야마카시는 아프리카 링갈라어로 맨몸으로 도시 건물이나 벽을 오르거나 뛰어넘는 행동. 높낮이가 다르고 겹겹이 쌓여있는 산복도로의 건물과 주택의 공간적 특징이 잘 매치된 작품이다. 마마맨션 버스정류장 부근에는 조각갤러리가 생겼다. 이재효 작가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다양하게 구부러진 철근이 뭉쳐 나무로 단단하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공중전화박스에서는 국제시장 자갈치 등에서 수집한 부산의 소리가 흘러나온다. 특징적인 소리가 포착되는 지점 26곳에는 사운드 포인트도 표시됐다. 이 일대 120가구의 번지표는 예쁘게 바뀌었다. 이 과정은 모두 산복여지도 한 장에 요약된다.
과연 망양로 1.5㎞는 어떻게 달라졌을까. 부산컴퓨터과학고 음악관과 미술관, 스카이빌라 물탱크에는 청년들이 건물 사이를 뛰어다닌다. 구현주 작가의 야마카시 그래피티이다. 야마카시는 아프리카 링갈라어로 맨몸으로 도시 건물이나 벽을 오르거나 뛰어넘는 행동. 높낮이가 다르고 겹겹이 쌓여있는 산복도로의 건물과 주택의 공간적 특징이 잘 매치된 작품이다. 마마맨션 버스정류장 부근에는 조각갤러리가 생겼다. 이재효 작가의 조형물이 설치돼 있다. 다양하게 구부러진 철근이 뭉쳐 나무로 단단하게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공중전화박스에서는 국제시장 자갈치 등에서 수집한 부산의 소리가 흘러나온다. 특징적인 소리가 포착되는 지점 26곳에는 사운드 포인트도 표시됐다. 이 일대 120가구의 번지표는 예쁘게 바뀌었다. 이 과정은 모두 산복여지도 한 장에 요약된다.
물론 찬성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조각갤러리의 조형물을 보고는 "뭐냐 시꺼멓게"라는 불만이 쏟아지는가 하면, 벽화그림에 대해서도 "안 그래도 우울한 동네에 사람들의 표정이 너무 어둡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자신들만의 생활공간에 외부인의 침입을 마을 사람들이 쉽게 허락하지 않았다. 그때마다 팀원들은 주민설명회를 열고 통반장을 만나 설득하고 이해를 구했다. 부산항이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곳에 전망대를 설치하려고 하자 사생활 침해라며 주민들이 반발해 결국 이 작업은 포기했다. 이수진 인문학팀장은 "환영과 거부, 다양한 반응이 있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이라며 "예술가 행정가 현지주민이 모두 인식을 높이고 교감하는데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오픈 스페이스 배는 지난달 30일 동구 초량동 일동빌라 하늘주차장에서 시청 구청 문화예술 관계자는 물론, 프로젝트 진행에 도움을 준 KT링커스 등 기업 관계자가 모두 모인 자리에서 최종보고회를 가졌다. 작업을 총괄한 서상호 예술감독은 "공공미술은 처음에 환경미화나 장식적인 요소로 인식되고 출발했지만 이제는 도시재생의 중요한 대안이 되고 있다"면서 "2~3년 후에는 문화 교육 인문학적인 요소를 잘 배합한 진정한 의미의 공공미술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산에서 공공미술프로젝트가 실시된 곳은 ▷동구 수정동(오픈 스페이스 배·2006) ▷동구 범일동 안창마을(오픈 스페이스 배·2007~2009) ▷사하구 감천동(아트팩토리인 다대포·2009)에 이어 네 번째이다.
부산에서 공공미술프로젝트가 실시된 곳은 ▷동구 수정동(오픈 스페이스 배·2006) ▷동구 범일동 안창마을(오픈 스페이스 배·2007~2009) ▷사하구 감천동(아트팩토리인 다대포·2009)에 이어 네 번째이다.
ⓒ국제신문 https://www.kookje.co.kr/news2011/asp/newsbody.asp?code=0500&key=20100503.22019203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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