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유 경기미술 컬렉션 특별전

()경기문화재단은 코로나19로 경기도 전업 예술인 활동이 크게 위축됨에 따라 지난 2020년 4월 공고한 <경기도형 문화뉴딜 코로나19 예술백신 프로젝트>를 통해 경기도 전업 예술인을 위한 긴급 작품구입’ 공모를 진행하였습니다.


<경기평화광장 상시프로그램 갤러리 기획전시>


기획전시(4회차)

 -전시주제 : 인간이해, 예술이 추구해온 궁극의 문제

 -전시구성: ‘생태평화도시인간으로 연결되는 테마시리즈 전시 기획(총 4)

 -전시장소 경기천년길 갤러리(경기도청 북부청사 본관 지하1)

 -전시기간 2021년 11월 18(목) ~ 12월 12(일) 








 경기평화광장 기획전시 <코로나19 치유 경기미술 컬렉션 특별전>

인간 이해, 예술이 추구해온 궁극의 문제

전인미 (전시기획자)

경기도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을 수집하여 코로나19라는 대재난을 함께 견뎌보자는 취지로 만들어진 이 전시 <코로나19 치유 경기미술 컬렉션 특별전>은 ‘생태, 평화, 도시 그리고 인간’이라는 네 개의 소주제로 나눠 열린다. 총 4부작 중 네 번째인 이번 전시의 주제는 ‘인간’이다. 생태나 평화, 도시 등과 같은 주제들이 인간 삶의 조건이나 환경, 기반 등과 같은 문제들이라면, 인간 자체를 주제로 하는 이번 전시는 훨씬 더 근본적인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하여, 삶의 편린들을 추적하는 일상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그 스펙트럼이 넓고 깊게 펼쳐진다. 

예술 작품 속 인간의 문제는 매우 심층적인 수준으로 나타난다. 설혹 그것이 표피적인 수준으로 표현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인간이라는 의제 자체가 품고 있는 내면의 질서와 서정 같은 문제들이 깔려 있어 해석의 깊이를 통하여 다층적인 독해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인간이라는 주제는 단일한 의제인 것 같지만, 사실은 다차원적인 접근으로 다양한 서사를 만들어 낸다. 인간은 자연으로부터의 분리를 바탕으로 생성된 존재 인식이다. 인간은 지구라는 행성에 존재하는 생명체들 가운데서 가장 압도적인 인지능력을 바탕으로 생존하고 있는 개체들이다. 

이렇듯 인간은 자기 자신의 자아를 인식하여 객관화할 수 있는 인지능력을 가지고 있다. 인간이라는 주제는 이러한 인지로부터 출발한다. 예술작품은 인간 존재를 인지하는 방식들 가운데 하나이다. 미술작품 속에 나타나는 인간의 문제는 단일해 보이면서도 복잡다단하다. 인간이라는 존재를 어떻게 규정할 것인지의 문제에서부터 동시대 인간의 삶이 처한 상황에 대한 진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서사를 펼친다. 인간의 문제를 다룬 경기도 작가들의 작품들을 통하여 이 전시는 이 시대 이 지역인들의 삶의 면면을 보여준다. 

인간을 다루는 예술은 주로 정신을 다루는 것으로 귀결되곤 했지만, 현대미술은 몸을 다룸으로써 인간 이해에 접근하고자 하는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다. 인간은 몸과 마음이라는 두 가지 본질을 가지고 있다. 물론 인간은 몸 따로 마음 따로 존재할 수 없으므로 이 두 가지 문제를 함께 다룸으로써 온전한 인간 이해에 접근할 수 있다. 그러나 인류사를 지배해온 철학과 종교는 인간의 몸보다는 마음을 더 중요시했다. 예술 또한 정신성의 문제를 주로 다루고자 했다. 하지만 현대미술은 그러한 생각을 깨고 인간의 몸 자체에 시선을 집중하기 시작했다. 그리하여 인간 신체를 온전한 전체로서가 아니라 부분으로 파편화하기도 하는 이미지 조작의 수준에까지 도달했다. 그것은 전통적인 인간 이해에 반하는 일종의 충격파로 받아들여지곤 했지만 이를 통하여 인간 이해의 폭을 넓혀왔다.

또 하나의 경향은 사물을 통하여 인간의 생각이나 느낌을 표현하고자 하는 경향이다. 사물은 사물 자체로 존재하기도 하지만 인간의 행위와 밀접하게 연관을 맺는다. 심지어 자연까지도 인간의 행위로 인해 영향을 받는다. 이 전시의 출품작들 가운데 일부는 자연의 일부로서 존재하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인간이라는 존재가 집단화하여 지구상의 생명 종들과 비견하여 쓸 때 인류라는 단어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이 용어는 인류세라는 말과 연결되기도 한다. 지구 행성에서 인류가 미치는 영향의 폐해는 지구온난화로 인해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인류세 의제는 지구적 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대안을 마련하기 위한 담론이다. 이제 인간 의제를 다루는 예술의 스케일은 우주적 관점으로 확장하기도 한다. 

나아가 일상의 문제 또한 현대미술의 매우 중요한 의제인데, 이 전시의 출품작들에서도 일상의 담론은 탄탄한 영역이나 주제로 존재하고 있다. 거창하고 대단한 이야기가 아니라 인간 삶의 편린들을 담담하게 들여다보는 일상 담론의 작품들은 일상을 그려내는 것으로부터 현대사회에서 나타나는 일상성의 문제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펼쳐진다. 인간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이 문제는 유사 이래 종교와 철학 그리고 예술이 추구해온 궁극의 문제이다. 현대예술에 나타난 인간의 문제는 인간의 형상 표현으로부터 신체와 행위, 일상의 주제에 이르기까지 넓고 깊은 층위에 걸쳐 있다. 이는 코로나19를 계기로 만나는 미술작품 속 인간의 문제를 통하여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해볼 일이다. 


발행: 경기문화재단
2021.11.30
책임: 김진희 (지역문화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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