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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1월 14일까지,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서예술‧과학 융합 프로젝트 ‘텔레피크닉’
예술과 기술이 만나 새로운 감각을 전해주는 전시가 열린다. 기술을 입은 예술은 코로나 시대에 잇단 거리두기로 낯설어진 ‘당신’과 ‘휴일’이라는 단어를 통해 시대의 감각과 현실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한다. 서울시립미술관(관장 백지숙)이 오는 11월 14일까지 서울시립북서울미술관에서 선보이는 2021 텔레피크닉 프로젝트 《당신의 휴일》전시다.
▲〈풀밭 위의 점심 식사〉 중 작품 Holy Smokes, 2021, 혼합매체, 가변설치
《당신의 휴일》은 텔레피크닉 프로젝트 성과를 전시와 프로그램으로 선보인다. 확장현실을 기반으로 동시대 미술 현장에서 미적 경험을 확장, 연결, 공유하는 새로운 현실을 탐구하고자, 현대미술 작가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 낸시 베이커 케이힐, 티무르 시친을 초청, 예술 현장과 가상세계의 상호작용이 더욱 확장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실험한다.
텔레피크닉 프로젝트는 문화체육관광부 및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연구개발지원사업인 <2020년 문화콘텐츠 R&D 전문인력 양성(예술·과학 융합 프로젝트)> 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시립미술관, 레벨나인, 서강대학교 산학협력단이 참여하는 확장현실(XR) 기반의 예술·과학 융합 프로젝트다. 문화예술 현장과 가상공간 간의 상호작용이 더욱 확장되는 미술관 경험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증강현실 속 관람객과 실시간 상호작용이 가능한 차세대 문화예술 콘텐츠를 창작, 공유하는 전시 플랫폼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전시는 확장현실 세계에서 새로운 연결을 꿈꾸고, 단순한 기술의 진보가 아닌 관계의 진화를 모색하며, 도래하는 미술관을 그려본다. ‘나’의 안전한 삶이 ‘너’ 혹은 ‘당신’과의 거리를 확보함으로써 보장되는 팬데믹 상황 속에서, 우리는 타자의 의미를 새롭게 사유할 수밖에 없게 됐다. 또한, 팬데믹 이전과 같은 ‘휴일’을 즐길 수 없게 된 지금, 자본주의 세계를 지탱하는 요소로만 작용하는 ‘휴일’에 대해 고찰하고 진정한 ‘쉼’의 공간을 재발견하는 사유를 담고 있다.
《당신의 휴일》은 미술관 3곳의 공간에서 열린다. 먼저 미술관 로비와 프로젝트 갤러리1에서는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는 두 개의 대형 인물상 <미스 새우>와〈마이티 마마〉, 복합 설치 작품〈풀밭 위의 점심 식사〉를 선보인다. 〈풀밭 위의 점심 식사〉를 구성하는 수많은 조형물은 유기적인 생태계를 이루며 상호 교류하는 혼종적인 공간을 구성한다. 관람객은 태블릿 컴퓨터의 화면을 통해 실제 작품 주변에 증강된 가상의 사물을 자유롭게 조합, 재구성, 변형할 수 있다.
레벨나인은 김나영 & 그레고리 마스와 협업해 현실과 가상을 연결하고, 그곳에서 발생하는 경험을 공유, 축적하는 확장현실 플랫폼 〈마이티 버스〉를 선보인다. AR, VR, 웹의 세 가지 방식으로 관람객을 맞는 〈마이티 버스〉는 관람객이 태블릿 컴퓨터의 화면에서 가상 사물을 창조하고, 창조된 사물은 가상현실 기기로 접속 가능한 아카이브에 진열할 수 있게 한다. 단순하게 예술 작품에 확장현실 기술을 적용해 차별화된 감각을 제공하는 과정이라기보다, 관람객과의 상호작용을 전제로 하는 미술관의 맥락에서 확장현실 의미와 가능성을 탐색하려는 시도다.
티무르 시친의 VR 작품〈뉴 프로토콜 VR〉은 미술관의 유휴공간이었던 하트탱크를 전시장으로 전환한 공간에서 선보여진다. 사막의 밤을 배경으로 디지털 렌더링된 VR 작품으로, 시시각각 변하는 광활한 풍경 속을 부유하는 동안 들려오는 목소리는 동시대의 인류에게 필요한 새로운 원리인 ‘뉴 피스’를 소개한다.
미술관 앞 야외 공간에 위치한 별 광장 위에는 낸시 베이커 케이힐의 AR 작품 〈레거시〉가 설치된다. 나무로 형상화된 조형적 언어 속에서 개발로 인한 부작용과 환경문제를 성찰함으로써 도래하는 공동체를 이야기한다.
한편, 전시 기간 중에는
백지숙 서울시립미술관장은 “다가오는 미술관의 디지털 환경은 동시대 관람객의 복합적인 문화예술 경험을 총체적으로 이해하는 연구와 기획의 필요성, 미술관의 디지털 컬렉션의 연구와 활성화 방안 등에 관한 질문을 제기하며, 작가-미술관-관객을 잇는 다양한 각도에서 근본적인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라며 “확장현실 기술의 가능성을 탐색하는 이번 전시를 통해서 새로운 문화예술 생태계를 준비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서울문화투데이(http://www.sctoday.co.kr)
- 이지완 기자
- 2021.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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