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 Art in Culture
Feb. 2013
Seoul
① NEW WAVE 2000’
경계 없는(있는) 구축: (비)기념비, (비)물질, (탈)구축과 (탈)장소
The Paradigm Shift, Korean Contemporary Art
art
는 2013년 1월호 특집으로 글로벌 컨템포러리 아트 씬에서 활동 중인 작가 100여 명을 선정, 그들의 작품 세계를 일목요연하게
조망했다. 국제 무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컨템포러리 아트의 본질을 바로 보기 위한 프레임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혹자는
컨템포러리 아트라는 망망대해를 누비는 유용한 나침반을 발견했을 것이고, 혹자는 손에 잡히지 않는 사막 위 신기루를 재확인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1월호 특집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를 종합적으로 탐색하고, 국제 미술계를 향한 지표를
세우고, 새로운 비평의 장(場)을 마련하는 데 있었다.
2월호 특집에서는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의 지형도를 종횡으로 그린다. 그 첫 단계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생산되는 미술의 실체를 확인하는 일이다. Art는 컨템포러리 아트 현장에서 일련의 전시와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미래의 판을 짜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22명의 큐레이터에게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의 최전선에 있는 작가는 누구이며 작품은 무엇인가?’라는 거친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이들이 정성껏 보내 온 추천 작가와 작품의 리스트를 기본 설계도 삼아, 2000년 이후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의 스펙트럼을 펼쳐 보인다. 또한 국내외에서 열린 주요 전시제목과 이론 및 평론 영역에서 등장한 키워드를 뽑아 컨템포러리 아트를 이해하기 위한 다이어그램을 제작했다. 이를 토대로 각 작가의 작품 성향을 꼼꼼이 분석하고, 다음과 같은 7개의 주제로 나누어 스크리닝했다. 경계 없는(있는) 구축, 시간성, 현실 참여와 비판, 미디어와 대중문화, 포스트미디엄, 상호작용과 관계성, 마이크로 내러티브. 이를 다시 주요 키워드로 세별해 개별 작품이 지닌 ‘동시대성(Contemporaneity)’을 집중 조명했다.
두 번째 단계로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를 둘러싼 논쟁적 이슈를 제시한다. 큐레이터, 미술평론가, 미술사학자 등 5명의 필자는 숨가쁘게 흘러간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가 꽃을 피울 수 있었던 토양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Art 는 특집을 준비하며 각 필자에게 다음과 같은 쟁점을 제안했다. ‘컨템포러리’라는 용어의 인문, 철학, 문화, 사회, 미술사적 규명,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의 시기 구분과 작가들의 세대 변환, 관계미학과 포스트프로덕션 등 기존과 전혀 다른 예술 창작 방법론의 확산, 대안공간, 비엔날레, 미술시장 등 창작 환경을 둘러싼 시스템의 변화, ‘포스트모더니즘’을 비롯한 서구 미술이론의 유입과 논쟁 등이다. 각 필자는 편집부와 긴밀한 논의를 거쳐 몇 차례의 퇴고를 거듭했다. 필자들이 풍성하게 직조한 텍스트의 결 속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이 촘촘히 새겨져 있다.
한국 미술계는 ‘컨템포러리’라는 용어를 어떤 관점에서 사유해 왔는가? 한국미술은 어떤 과정을 거쳐 ‘동시대성’의 맥락을 획득했으며, 그 굴곡의 드라마 속 주인공은 누구인가? 과연 우리는 어떠한 맥락에서 누구와 무엇과 어떻게 ‘컨템포러리’ 했는가? 지난 20여 년 간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가 성취한 성공의 이면은 무엇인가? 우리는 누구의 ‘눈’과 ‘입’을 통해 역사를 회고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Art가 마련한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는 무엇인가?’라는 특집에 화답하는 안규철, 최정화, 김홍석 작가의 ‘지면 작품’을 함께 소개한다.
이번 특집은 일회성의 기획물이 아니다. 미시적으로는 1999년 창간 이후 한국 미술계의 정론지로서 컨템포러리 아트의 흐름을 기록해 온 Art의 날 선 ‘비전(Vision)’을 담고 있다. 거시적으로는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가 처한 작금의 상황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이제 다시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와 첨예한 논란과 흥분을 불러일으키길 희망하며, Art가 한국 미술계를 향해 던지는 화두이다.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진 컨템포러리 아트는 어떻게 전개될까? 아직 당도하지 않은 험난한 미래의 ‘현재’를 앞둔 지금, 그 한계와 가능성을 모색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제 우리들의 ‘컨템포러리’한 시간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2월호 특집에서는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의 지형도를 종횡으로 그린다. 그 첫 단계는 바로 ‘지금 여기’에서 생산되는 미술의 실체를 확인하는 일이다. Art는 컨템포러리 아트 현장에서 일련의 전시와 프로젝트를 기획하며, 미래의 판을 짜기 위해 악전고투하는 22명의 큐레이터에게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의 최전선에 있는 작가는 누구이며 작품은 무엇인가?’라는 거친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이들이 정성껏 보내 온 추천 작가와 작품의 리스트를 기본 설계도 삼아, 2000년 이후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의 스펙트럼을 펼쳐 보인다. 또한 국내외에서 열린 주요 전시제목과 이론 및 평론 영역에서 등장한 키워드를 뽑아 컨템포러리 아트를 이해하기 위한 다이어그램을 제작했다. 이를 토대로 각 작가의 작품 성향을 꼼꼼이 분석하고, 다음과 같은 7개의 주제로 나누어 스크리닝했다. 경계 없는(있는) 구축, 시간성, 현실 참여와 비판, 미디어와 대중문화, 포스트미디엄, 상호작용과 관계성, 마이크로 내러티브. 이를 다시 주요 키워드로 세별해 개별 작품이 지닌 ‘동시대성(Contemporaneity)’을 집중 조명했다.
두 번째 단계로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를 둘러싼 논쟁적 이슈를 제시한다. 큐레이터, 미술평론가, 미술사학자 등 5명의 필자는 숨가쁘게 흘러간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가 꽃을 피울 수 있었던 토양을 다각도로 분석한다.
Art 는 특집을 준비하며 각 필자에게 다음과 같은 쟁점을 제안했다. ‘컨템포러리’라는 용어의 인문, 철학, 문화, 사회, 미술사적 규명,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의 시기 구분과 작가들의 세대 변환, 관계미학과 포스트프로덕션 등 기존과 전혀 다른 예술 창작 방법론의 확산, 대안공간, 비엔날레, 미술시장 등 창작 환경을 둘러싼 시스템의 변화, ‘포스트모더니즘’을 비롯한 서구 미술이론의 유입과 논쟁 등이다. 각 필자는 편집부와 긴밀한 논의를 거쳐 몇 차례의 퇴고를 거듭했다. 필자들이 풍성하게 직조한 텍스트의 결 속에는 다음과 같은 문제의식이 촘촘히 새겨져 있다.
한국 미술계는 ‘컨템포러리’라는 용어를 어떤 관점에서 사유해 왔는가? 한국미술은 어떤 과정을 거쳐 ‘동시대성’의 맥락을 획득했으며, 그 굴곡의 드라마 속 주인공은 누구인가? 과연 우리는 어떠한 맥락에서 누구와 무엇과 어떻게 ‘컨템포러리’ 했는가? 지난 20여 년 간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가 성취한 성공의 이면은 무엇인가? 우리는 누구의 ‘눈’과 ‘입’을 통해 역사를 회고할 수 있을까?…. 마지막으로, Art가 마련한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는 무엇인가?’라는 특집에 화답하는 안규철, 최정화, 김홍석 작가의 ‘지면 작품’을 함께 소개한다.
이번 특집은 일회성의 기획물이 아니다. 미시적으로는 1999년 창간 이후 한국 미술계의 정론지로서 컨템포러리 아트의 흐름을 기록해 온 Art의 날 선 ‘비전(Vision)’을 담고 있다. 거시적으로는 한국 컨템포러리 아트가 처한 작금의 상황을 냉정하게 진단하고, 이제 다시 본질적인 질문으로 돌아와 첨예한 논란과 흥분을 불러일으키길 희망하며, Art가 한국 미술계를 향해 던지는 화두이다.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진 컨템포러리 아트는 어떻게 전개될까? 아직 당도하지 않은 험난한 미래의 ‘현재’를 앞둔 지금, 그 한계와 가능성을 모색하는 노력이 절실하다. 이제 우리들의 ‘컨템포러리’한 시간 속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경계 없는(있는) 구축
(비)기념비
1997 년 광주비엔날레에 전시된 박이소의 합판으로 만든 가벽과 이를 만들다 남은 쓰레기들로 이루어진 설치
작업이다. 박이소의 비주류적 감수성과 냉소적인 개념성은 당시 한국 미술계에 신선한 시각적 충격을 주었고, 조각과 설치의 기념비적인
스케일과 이에 상반되는 남루한 표현은 2000년 이후 한국미술 현장에서 마치 유행처럼 번져갔다. 일례로 몇몇 작가들은 조각과
설치의 경계가 무의미해진 상태에서, 레디메이드 오브제와 작가가 직접 만든 모형 등을 구분없이 재배치시켜 전체의 일부로
구성한다(정서영, 김나영+그레고리 마스, 권용주). 이처럼 미술의 재료는 더욱 일상적이고 누추해졌지만, 상대적으로 기념비적 형태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가능하게 했다. 조각적 특성을 유지하면서도 그것이 설치로 전환되는 지점을 유쾌하게 캐치해 내는 이러한
작업들의 공통점은 ‘형(形)’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이다.
(비)물질
‘인스톨레이션’이라는 말이 이제 과연 형식적 차원에만 국한된다고 볼 수 있을까? 2000년대 이후 ‘인스톨레이션’은 시각적 ‘장면’을 의미하는 것에서 나아가, 보이거나 만질 수 없어도 경험을 이끌어 내는 ‘감각적 환경’까지 아우른다.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들은 때때로 비물질적 요소들을 재료 삼아 관객에게 공감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빛과 그림자(이창원), 향기와 바람(양혜규), 사운드(김기철) 등도 관객 개개인의 오감을 환기시키는 재료로 사용된다. 물론 이러한 비물질적인 요소를 흡수하면서도 미니멀리즘의 계보를 잇는 물질성 자체에 천착하는 작업들도 있다(박기원). 기존의 조각적인 흐름을 따르며 빛과 같은 요소를 흡수하는 방식의 작업(김주현) 또한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1997 년 광주비엔날레에 전시된 박이소의
(비)물질
‘인스톨레이션’이라는 말이 이제 과연 형식적 차원에만 국한된다고 볼 수 있을까? 2000년대 이후 ‘인스톨레이션’은 시각적 ‘장면’을 의미하는 것에서 나아가, 보이거나 만질 수 없어도 경험을 이끌어 내는 ‘감각적 환경’까지 아우른다. 컨템포러리 아티스트들은 때때로 비물질적 요소들을 재료 삼아 관객에게 공감각적 체험을 선사한다.
빛과 그림자(이창원), 향기와 바람(양혜규), 사운드(김기철) 등도 관객 개개인의 오감을 환기시키는 재료로 사용된다. 물론 이러한 비물질적인 요소를 흡수하면서도 미니멀리즘의 계보를 잇는 물질성 자체에 천착하는 작업들도 있다(박기원). 기존의 조각적인 흐름을 따르며 빛과 같은 요소를 흡수하는 방식의 작업(김주현) 또한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탈)구축과 (탈)장소
포스트모더 니즘 아트의 어법이 ‘해체’ 즉 ‘탈구축’이었다면, 컨템포러리 아트는 구축과 탈구축의 방식을 동시에 수용하며 그 개념의 테두리 자체를 넓히거나 아예 이탈한다. 이는 ‘인스톨레이션’과 직결되는 지점이자, 미술의 차원을 공간 및 건축적 요소로 확장시키는 형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김지은 김주리). 나아가 ‘구축/탈구축’ 현상에 대한 작가들의 물리적인 고민이 심화되면서 작품이 자리하게 되는 ‘장소’의 영역 또한 넓어졌다. 전시 공간의 유형도 다양해져 전시 작품들이 처하는 상황을 그대로 작품의 주된 요소로 활용하기도 하고(양혜규 이주요), 다양한 공간들이 화이트큐브를 대체하는 대안적 장소로 기능하게 된다(정서영, 김나영+그레고리 마스). ‘장소특정성’과 ‘탈미술관’의 시대를 거친 뒤 바로 지금, ‘장소’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위치되는 ‘곳(place)’일 수도, 혹은 비정형적인 ‘제도(institution)’이자 ‘소재(subject)’일 수도 있다.
포스트모더 니즘 아트의 어법이 ‘해체’ 즉 ‘탈구축’이었다면, 컨템포러리 아트는 구축과 탈구축의 방식을 동시에 수용하며 그 개념의 테두리 자체를 넓히거나 아예 이탈한다. 이는 ‘인스톨레이션’과 직결되는 지점이자, 미술의 차원을 공간 및 건축적 요소로 확장시키는 형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김지은 김주리). 나아가 ‘구축/탈구축’ 현상에 대한 작가들의 물리적인 고민이 심화되면서 작품이 자리하게 되는 ‘장소’의 영역 또한 넓어졌다. 전시 공간의 유형도 다양해져 전시 작품들이 처하는 상황을 그대로 작품의 주된 요소로 활용하기도 하고(양혜규 이주요), 다양한 공간들이 화이트큐브를 대체하는 대안적 장소로 기능하게 된다(정서영, 김나영+그레고리 마스). ‘장소특정성’과 ‘탈미술관’의 시대를 거친 뒤 바로 지금, ‘장소’는 작업이 이루어지고 위치되는 ‘곳(place)’일 수도, 혹은 비정형적인 ‘제도(institution)’이자 ‘소재(subject)’일 수도 있다.
http://www.artinculture.kr/content/view/99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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