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산복도로 프로젝트_ Busan Snowman, 2010


Dec. 2009
Public Art Project, Busan

제목: Busan Snowman
장소: 마마 맨션 옥상 십자가 지지대 위
재료: 거울 효과 스테인레스 판재, LED 라이트
크기: 높이 약 3미터 (십자가 지지대를 제외한 크기)

눈사람
재료: 순수함과 Fragility의 정수
기법: 눈을 굴리는 힘과 동작의 반복적인 메카니즘
의미: 계속되는 사람들의 삶, 기억, 바램, 덧없음의 진행형
시간적, 물리적 제한을 포함하는 아름다움

산복도로 Dec. 2009

Location Study
2010년 도시재생 사업의 일환;  ‘산복도로 1번지 공공미술 프로젝트’ 
부산시에서 처음으로 추진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라는데,
공모에 당선된 대안공간 ‘오픈스페이스 배’는 ‘산복도로 1번지- 도시에는 골목길이 있다’는 제목으로
부산 동구 초량동, 수정동 일대 산복도로 지역에 대한 공공미술 프로젝트의 주관한다.
이 프로젝트는 2010년 3월에 완성된다.

산복 도로가 있는 초량동, 수정동 일대는 북항을 마주 보는 산 중턱 20도 경사지에 조성된 서민 주택지
1920년대 항만 건설에 참여한 노동자들의 거주지로 시작해서, 50년 한국전쟁 피난민들이 산 중턱까지 판자촌을 지으면서, 서민들 주거지로 정착된 지역이었는데, 최근에는 80년대 해운대 새도시와 신항만이 조성되면서 주민들이 빠져나가 부산의 대표적인 소외 지역으로 변했다
부산 산복도로 프로젝트 현장 보고회 
2010년 4월 30일

오픈스페이스배 '산복도로 1번지' 돌아보니
산복도로에 윈도갤러리가 생겼다. 부산 동구 초량동 동일파크맨션 앞 삼거리. 온갖 쓰레기가 가득 버려졌던 방범초소였다. 이곳을 리모델링하고, 전면 유리창으로 마감한 컨테이너를 올린 깜찍한 갤러리다. 이름하여 산복도로갤러리. 오는 5월 15일까지 변대용의 '두루미-갈증이 나다'란 전시가 열리고 있다. 버려진 용기들 사이에서 사람처럼 장화를 신은 두루미 한 마리가 익살스럽게 표현돼 있다.

지나가던 여학생들이 사진을 찍기도 하고, 아주머니는 저게 뭐하는 건지 한참을 들여다보기도 한다. 오픈스페이스배가 초량동 일대 산복도로에서 펼치고 있는 공공미술프로젝트 '산복도로 1번지'의 일부다.

그래피티에 LED 가로등
파도 사운드 포인트도

동네선 볼멘소리 여전
"돈 있으면 CCTV나"


부산고등학교 입구 육거리 쌈지공원에 들어설 '산복여지도'란 안내판을 비롯해, 몇몇 설치 작품을 제외하고는 얼추 마무리가 됐다.

· 골목에서 재발견한 산복도로의 미학

지도에도 나오지 않는 초량동 금수사 마을. 80여 가구의 번지표가 새로 단장됐다. 자갈에 그린 마을사람들의 얼굴, 반원형 화분에 그려진 집주인의 이름…. 직접 주민들을 만나 이런저런 디자인을 보여주고 만든 번지표 리폼들이다. 처음 무슨 소린가 의아해 하던 주민들이 옆집에서 만든 예쁜 번지표를 보고 너나없이 해달라고 했단다.

번지표뿐만 아니었다. 금수사에서 불경을 외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발걸음을 멈췄다. 길바닥에 귀를 쫑긋 세운 아이콘이 그려져 있다. 정만영 작가는 "마당이 길이 되는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만든 보석 같은 소리를 들어보시라고 표시한 것"이라 했다. 전원맨션 옆 공중전화부스. 이곳에도 귀를 세운 아이콘이 붙어 있는데, 스피커에선 찰랑거리는 파도 소리가 들렸다. 자갈치서 녹음한 바다 소리다. 멀리서 들리는 차 소리가 파도 소리처럼 들리기도 하고, 보일러 돌아가는 소리가 바람 소리처럼 들리기도 하는, 보석 같은 소리들이다. 그렇게 27곳에 사운드 포인트를 찍었다.

· 가장 부산다운 산복도로 풍경들

앗! 누군가? 부산컴퓨터과학고의 미술실과 음악관 벽엔 맨몸으로 담을 뛰어넘는 이들이 있다. 소위 '야마카시'를 하는 청년들이 구헌주 작가의 그래피티로 실감나게 그려져 있다. 부산항을 배경으로 금방 바다에서 튀어오르는 듯 역동성이 넘친다.

밤이 되면 LED 색깔이 파란색에서 하늘색, 보라색으로 변하는 가로등이 켜지고, 주차장을 겸한 이곳 옥상 곳곳엔 철로 만든 노란 해바라기와 빨간 튤립이 올라와 있다. 버스정류장 위엔 네발 달린 상어가 기어가고, 게 모양 벤치가 잠시 쉴 공간을 만들고 있다.

넝쿨과 오물로 엉망이었던 화신아파트 101계단. 심점환 작가가 그린, 동네 아이들과 함께 풍선이 날아다니는 그림이 그려져 있다. 금수사 앞 버스정류장 옹벽에 그려진 심 작가의 벽화 주인공은 산복도로 사람들이다. 밤이 되면 벽화 속 야채 트럭이 이곳에 주차를 하고, 벽화 속 강아지는 바로 옆 슈퍼에서 길게 하품을 하며 늘어진다.

· 남은 과제들 안고 현재진행형

작업을 하면서 많이 부딪혔다. "돈이 남아돌아서 이런 일을 하나?" 당장 먹고 살기 바쁜데 이런 데 쓸 돈이 어디 있냐는 볼멘소리였다. 그 돈 있으면 CCTV나 설치하라고 하는 주민도 있었다. 벽화가 우중충하고 표정이 어둡다며 밝은 그림만 주문하기도 했다. 산복도로미술관 바로 옆에 들어설 예정이던 전망대는 사생활 보호를 주장하는 민원에 밀려 이미 설치된 철계단을 떼내고 김현호의 조각 작품을 올리기로 방향을 바꿨다.

허수빈 산복도로 1번지 현장감독은 "주민들과의 부딪힘이 소통의 과정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4월 2일부터 12일까지 동일파크맨션 옆 3층 자료전시관에선 아카이브(자료) 전시가 열린다. 지난해 10월 3일 기획팀 소집에서부터 지금까지 '산복도로 1번지'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한눈에 보여주는 전시다. 이 프로젝트의 서상호 디렉터는 "공공미술이 결과만큼이나 과정에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을 느낀다"고 했다.

이상헌 기자 ttong@busan.com 
2010-03-25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00324000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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